임대 건물에서 누전이 발생하면 수리 자체보다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를 두고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법에서는 임대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적합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즉 건물 자체의 노후화나 매립 배선의 자연적인 결함으로 발생한 누전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수선 의무를 지는 대상으로 판단됩니다. 벽체 내부에 매립된 전선의 피복이 오랜 시간이 지나 삭거나, 분전반 자체가 노후화되어 성능을 상실한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반대로 임차인이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원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정격 용량을 초과하는 전열기구를 무리하게 연결했거나, 임의로 콘센트나 배선을 개조한 결과 누전이 발생했다면 이는 임차인의 사용상 과실로 분류되어 임차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결국 핵심은 누전의 원인이 건물 자체의 노후·하자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니면 입주자의 사용 방식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구분하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