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지는 전기기기의 외함이나 배선 계통을 대지와 전기적으로 연결해, 누설전류가 발생했을 때 사람의 몸이 아닌 접지선을 통해 안전하게 전류가 빠져나가도록 만드는 설비입니다. 접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기기 외함에 누전이 발생하면 그 전류는 결국 사람이 접촉하는 순간 인체를 통해 흐르게 되어 감전 사고로 이어집니다. 특히 세탁기, 전기온수기처럼 물기와 접촉하는 기기는 접지 상태가 불량할 경우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접지공사가 부실하거나 오래되어 접지저항값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누전차단기가 작동하더라도 반응 속도가 늦어지거나 아예 정상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접지와 누전차단기는 함께 작동해야 완전한 보호 기능을 하는 한 세트의 안전장치이며, 어느 한쪽만 정상이어도 안전을 완전히 담보할 수 없습니다. 오래된 주택이나 상가일수록 접지 자체가 시공되어 있지 않거나 규격 미달인 경우가 많아 점검이 필요합니다.
전기설비 기준에서는 접지선의 굵기와 재질, 접지극의 매설 깊이까지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임의로 가는 전선을 접지선 대용으로 사용하거나 접지극을 얕게 매설하면 겉으로는 연결된 것처럼 보여도 정상적인 접지 성능을 내지 못합니다. 특히 콘센트에 접지 표시 단자가 있다고 해서 실제 접지 시공이 되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테스터로 접지선의 연속성과 저항값을 실측해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리모델링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접지선이 중간에 끊기거나 다른 회로와 혼동되어 잘못 연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아, 공사 이력이 있는 건물이라면 접지 상태를 한 번 더 점검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